딤섬은 중국의 전통적인 간식 혹은 요리 문화로, 광둥 지방에서 시작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중식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종류가 수십 가지에 달하며, 맛, 조리법, 식감, 재료 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딤섬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하가우, 샤오롱바오, 춘권을 중심으로 각각의 유래와 특징, 조리법,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하가우의 매력 - 새우와 얇은 피의 예술
하가우(蝦餃)는 광둥식 딤섬의 대표주자로, 새우를 주재료로 하여 반투명한 만두피 안에 채워 넣고 찜기에 쪄서 완성하는 음식입니다. ‘하’는 새우, ‘가우’는 만두를 뜻합니다. 하가우는 단순한 재료 구성에도 불구하고 고난도의 조리 기술이 필요한 요리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피’인데, 일반적인 만두피와 달리 하가우의 피는 밀전분과 감자전분을 섞어 만든 반죽으로, 매우 얇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며, 찔 때에도 터지지 않아야 합니다.
하가우는 보통 새우 외에도 돼지고기나 죽순, 돼지기름 등을 함께 사용해 풍미를 더하며, 간은 최소한으로 해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숙련된 셰프는 하가우의 주름을 손으로 일일이 잡으며, 그 수가 일정하고 모양이 정교할수록 더 뛰어난 기술력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는 7~13개의 주름이 들어가는 것이 표준이며, 주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피가 찢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기에 숙련이 필요합니다.
하가우는 찜기에 넣고 4~6분 정도 쪄낸 뒤, 바로 서빙해야 최상의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딤섬을 먹는 전통적인 방식인 ‘얌차’ 문화에서는 하가우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며, 맛의 밸런스가 좋아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메뉴입니다. 최근에는 트러플 하가우, 유자 하가우, 비건 하가우 등 다양한 퓨전 버전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중식당에서 필수 메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샤오롱바오 - 국물과 육즙의 예술작품
샤오롱바오(小籠包)는 상하이와 대만 지역에서 유명한 육즙 만두로, 얇은 피 속에 다진 고기와 함께 고체 형태의 육수 젤라틴을 넣고 찜통에 찌면, 육수가 녹아 촉촉하고 진한 맛을 내는 딤섬입니다. 샤오롱바오의 매력은 한입에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뜨거운 육즙에 있으며, 이 육즙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숟가락에 담아 국물을 먼저 마신 후 만두를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샤오롱바오의 피는 매우 얇지만 육즙을 견딜 수 있는 강도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밀가루 반죽을 따뜻한 물로 반죽해 글루텐의 탄력을 최소화시키고, 손으로 일일이 빚어 12~18개의 정교한 주름을 만들며 마무리합니다. 속 재료로는 주로 다진 돼지고기, 생강, 대파, 간장, 참기름 등이 사용되며, 육수는 돼지껍질이나 뼈를 고아 젤라틴화시킨 뒤 속에 섞어 넣습니다.
샤오롱바오는 흑초와 생강채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근에는 킹크랩 샤오롱바오, 트러플 샤오롱바오, 매운맛 샤오롱바오 등 다양한 변형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딤섬 전문점 외에도 일식이나 퓨전 음식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만의 유명 체인인 ‘딘타이펑’이 전 세계적으로 샤오롱바오의 대중화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샤오롱바오는 단순히 만두가 아니라, 기술과 예술, 감각이 어우러진 고급 딤섬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춘권 - 바삭한 겉과 다채로운 속의 조화
춘권(春捲)은 중국식 스프링롤로,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얇은 전병에 각종 채소와 고기, 해산물 등을 넣고 돌돌 말아 기름에 튀긴 음식입니다. ‘춘’은 봄, ‘권’은 말다라는 뜻으로, 원래는 봄철에 묵은 채소를 정리하며 만들던 명절 음식이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사계절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딤섬으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바삭한 식감 덕분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춘권의 겉피는 매우 얇고 튀기기 적합한 형태로 만들어야 하며, 물에 살짝 적셔 유연하게 만든 다음 속재료를 넣고 꼼꼼히 말아 튀깁니다. 속에는 돼지고기, 숙주, 당근, 양배추, 부추, 표고버섯 등이 일반적으로 들어가며, 해산물이나 유자, 마늘소스, 치즈를 넣어 변형한 춘권도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리 시 중요한 포인트는 기름 온도 조절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유지해야 이상적입니다.
춘권은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태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진화되어 ‘스프링롤’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그랑땡과 유사한 간식이나 안주로 자주 등장하며,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을 이용한 저지방 조리법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춘권은 ‘복을 말아 넣는다’는 의미로 길상과 번영을 상징하며, 설이나 추석, 결혼식 등에서 즐겨 먹는 전통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가우의 섬세한 만두피와 신선한 새우, 샤오롱바오의 뜨거운 육즙과 정교한 접기 기술, 그리고 춘권의 바삭한 식감과 다채로운 속재료까지. 딤섬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지역 문화와 기술, 감각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음식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딤섬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퓨전 딤섬, 비건 딤섬 등 현대인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메뉴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딤섬의 매력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보거나 맛집을 찾아 체험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